새로운 아티스트를 만나게 되는 계기는 그 사람의 작품인 경우가 많죠. 저 역시 특별한 목적 없이 그저 새로운 창의력과 마주칠 기대로 핀터레스트를 누비는 많은 사용자 중 하나예요. 피드에서 우연히 발견한 작품을 통해서 그 아티스트와 말을 트고, 작품을 통해서 그 사람의 내면 세계 이야기를 듣죠. 아티스트의 얼굴을 만나기 전에요. 작품들을 따라가면서 제법 긴 대화를 나눴지만 아티스트의 얼굴은 아예 만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요.
아티스트 마르셀 드자마는 예외였어요. 수채화, 영상, 무대 장식, 모형(diorama)을 아우르는 그의 작품을 만나기 전에 그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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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켜져 있을 때는 할 줄 아는 것만 해요.” 제가 처음 만난 드자마는 자신이 연필로 스케치하고 있는 작품을 비추는 카메라를 향해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역시 쑥스러운 목소리로 말했어요. 20년 가까이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갤러리에서 전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중견 작가지만, 10분 남짓한 인터뷰 내내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더라고요. 흰 여백으로 채워진, 그가 자란 캐나다 북부 위니펙(Winnipeg)의 겨울 풍경과 낭만주의 시인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Francisco Goya)의 이미지들이 그에게 어떻게 영감을 주는지 들릴 듯 말 듯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할 때 눈 주위에 서글서글한 웃음 주름이 떠오르는 게 보였어요. 섬세한 감정과 천진한 마음을 지닌 사람의 얼굴에서 보이는 그런 주름.
그런데 그런 사람의 작품이 직설적인 통찰과 짓궂은 리듬감을 대담하면서도 단단하게 엮어내고 있었어요. 그가 풍기던 부드러운 예민함은 뜻밖에도 야무진 조직을 지니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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